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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녀·스킨1004 아세요?…미국 2030들 모르면 간첩이라는데

이새봄 기자
입력 : 
2023-12-20 19:23:15
수정 : 
2023-12-20 19: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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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장품 불모지서 ‘노다지’ 된 美
수출 3년새76% 늘어나 1조원 돌파
중소기업 제품, 틱톡등 숏폼타고 흥행
[사진 출처=조선미녀]
[사진 출처=조선미녀]

한국 화장품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미국 시장에서 K뷰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 내에서 젊은 층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입소문을 타면서 선크림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 K뷰티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주축이 국내 주요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20일 한국무역협회의 ‘국내 화장품 수출액 추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국 기업의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1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6.4%나 급증했다. 올해 1~10월 누적 국가별 수출액 비중을 계산해보면 미국은 전체의 14%로, 지난 2020년 8% 수준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수출동향’에 따르면 3분기 중소기업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3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9.1% 늘었다. 이로써 미국이 과거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였던 중국(3270억원)을 넘어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숏폼’(15~60초 분량의 짧은 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K뷰티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K뷰티의 덕을 보고 있는 곳은 가성비로 승부를 보든 인디브랜드들이다. 실제 인디브랜드 조선미녀는 지난 2월 팔로워 91만명을 보유한 한 해외 틱톡커 영상에 등장한 이후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tiktokmademebuyit’(#틱톡 보고 구매)라는 해시태그는 30억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틱톡 사용자의 89%가 앱에서 본 뷰티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지난 2020년 1억원에 불과하던 조선미녀의 매출은 2021년 30억원, 지난해 4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에서 인기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잡은 스킨1004는 올 들어 10월까지 미국 매출이 113억원으로 작년 39억원보다 186% 성장했다. 화장품 브랜드 달바를 보유한 비모뉴먼트도 지난해 해외 수출액이 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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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디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기업(ODM)이 자리잡고 있다.

일례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조선미녀의 ‘맑은쌀선크림’은 한국콜마와 협업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맑은쌀선크림은 지난해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선크림 부문 1위를 차지했고, 같은 해 올리브영 글로벌 선케어 매출에서도 1위에 올랐다. 한국콜마가 연구개발·제조한 달바의 ‘비건 워터풀 선크림’도 순한 성분과 촉촉한 사용감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스킨케어 제형의 부드러운 사용감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킨1004의 선크림 역시 한국콜마와의 합작품이다.

인디브랜드 성공 덕분에 한국콜마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164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오랜 기간 빅데이터를 축적해 왔기 때문에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해 개발부터 생산까지 현지 시장과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발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며 “고객사가 ‘메이드 인 코리아’를 원하면 세종 공장에서, 미국을 원하면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는 미국 뉴저지에 북미기술영업센터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북미기술영업센터 내에 있는 북미연구소에서는 미국 일반의약품(OTC) 규제에 부합하는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한편 코스맥스도 2013년 미국 법인 ‘코스맥스USA’를 설립하며 일찌감치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국내 연구소에 자외선차단기능성 OTC 제품 전담조직 ‘OTC랩’을 신설하는 등 미국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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